라디오스타 보다가 의식의 흐름대로 공부하게 된 심리적 수용 능력

1. 듣는 게 뭐가 어려워?

모두가 경청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정말 많은 위인분들이 이것에 대한 명언을 남겼습니다.

•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해하려는 의도로 듣지 않고, 답하려는 의도로 듣는다. - 스티븐 리처즈 커비
• 대화의 예술은 듣는데 있다. - 말콤 스티븐슨 포브스

아쉽게도 저는 이 말을 깊게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진짜 듣는 것을 못하는 사람도 있나요? 가만히 앉아서 듣기만 하면 되는데?

라디오스타에서 이 장면을 보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라디오스타 900회 특집

• 참고: https://youtu.be/Cg2t1HVLqP0?t=1014

바로 김종민님의 '도움이 도움으로 들리지 않았어요'라는 말이었습니다.
당시 거실을 지나가면서 TV에서 잠깐 스쳐본 장면인데도 불구하고 뇌리에 강하게 박혔습니다.
 
'도움이 도움으로 들리지 않았어요' 겪어보신 분들은 아마 공감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좌절, 절망 등의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에는 그 어떤 조언과 도움의 말을 들어도 소용이 없더라고요.
 

2. 들을 준비가 안되어 있던 나

'들을 준비가 안되어 있다'는 말이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인것 같습니다.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청자의 이런 상태를 지칭하는 용어와 관련 연구가 있지 않을까?'

 

찾아보니 이런 용어들이 나왔습니다.

• 인지 부조화 이론
• 확증 편향
• 방어적 경청
• 심리적 수용 능력

특히 심리적 수용 능력에 대해서 더 찾아보니 흥미로운 내용이 많더라고요.
일단 저는 심리적 수용이 직무탈진에 미치는 효과: 심리적 수용의 직접효과 및 성격 5요인과의 상호작용효과 논문을 읽어봤습니다.

• 김인구. & 허창구. (2007). 심리적 수용이 직무탈진에 미치는 효과: 심리적 수용의 직접효과 및 성격 5요인과의 상호작용효과. _한국심리학회지: 건강_, 12(3), 547-572

 

3. 심리적 수용 능력

논문 내용을 참고하니 Hayes 등의 연구자들이 심리적 수용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더라고요.

• 생각·느낌·감각 등의 심리적 사건을 통제하거나 그것에 의해 행동이 결정되도록 하지 않고, 느낌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기꺼이 경험하기

그리고 심리적 수용 능력을 강화시키는 방법 중 하나로 수용 및 전념치료(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 ACT)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ACT의 핵심은 개인의 수용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생각과 느낌을 알아 차려서, 내적 사건에 의한 일시적 변덕이 아닌 자신의 가치와 목표에 기반하여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좋은 느낌을 경험하기(feeling good) 위해 행동을 선택하거나 바꾸는 것이 아니라 ‘feel good’ 즉, 느낌을 최대한 잘 느끼는데 주력하는 것이죠.
 
여기까지 공부하고 크게 놀랐던 점 2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1990년대 후반부터 이런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저도 모르게 심리적 수용 능력을 강화시키는 훈련을 조금씩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4. 나만의 심리적 수용 능력 강화 훈련

저도 모르게 했던 훈련들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질투', '절망',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면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된 근본적인 이유 분석하기
• 부정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충동적인 행동하지 않기
• 나는 주인공이 아니다. 세상은 내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나는 그저 지나가고 있을 뿐이라는 것 상기하기

우선 3가지 모두 상황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어난 일에 대해서 과도한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그저 발생한 것일 뿐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좋은 선택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힘들었던 시기들을 버티기 위해서 행해왔던 저만의 의식들이 다시 보니 그럴듯 해보이더라고요 ㅋㅋㅋ
하지만 이제 ACT를 알게 되었으니!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더 튼튼해져보겠습니다 :)